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일상을 재편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은 물론, 일의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정규직-평생직장’이라는 전통적인 틀은 이미 무너졌고, 이젠 개인이 직접 자신의 일과 커리어를 설계하는 시대가 되었다. 창업 역시 더 이상 특정 자본이나 공간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디지털과 AI 도구를 활용해 자기만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곧 창업이 될 수 있다. 이를 두고 AID(Artificial Intelligence & Digital)창업이라 부를 수 있다. AID창업의 본질은 최신 기술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에 있지 않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흔히 스킬이라 하면 코딩, 데이터 분석 같은 하드스킬을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지금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공감, 협업, 소통, 창의성과 같은 인간 고유의 소프트스킬이다. 기술은 빠르고 정확할 수 있지만, 문제의 본질을 정의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며 해법을 설계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AI나 디지털 기술을 통해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산업체에서 AI 기반 예지보전 시스템을 통해 설비의 고장을 사전에 감지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소상공인은 디지털 마케팅 자동화 도구를 통해 고객관리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매출을 두 배 이상 향상시키고 있다. 콘텐츠 창작자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아이디어 회의부터 영상 편집까지 업무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모두가 AID창업의 실천사례들이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변화가 특정 산업이나 고학력자에게만 주어진 기회가 아니라는 점이다. 누구든 자신의 일상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기술과 연결해 해결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창업의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묻게 된다. “지금 당신이 반복해서 겪고 있는 불편은 무엇인가?”, “그 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성찰과 탐색이 곧 창의적 일 설계의 시작이고, 자기주도 커리어 전환의 핵심이다.

이러한 전환기에 우리 사회가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스킬 중심의 사고방식’이다. 더 이상의 학력이나 스펙으로는 개인의 잠재력을 설명할 수 없다. 문제를 인식하고, 해법을 설계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곧 미래의 경쟁력이다.

특히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 고유의 능력, 즉 소프트스킬은 점점 더 중요한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단순한 지시나 반복 업무는 AI가 대체하지만, 사람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업과 감정의 이해, 공동의 목표 설정은 여전히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교육, 훈련, 커리어 설계의 중심은 스킬로 이동해야 한다. 배우고 익히고 실천할 수 있는 능력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점은 스킬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하고 훈련하며 축적해가는 것이라는 점이다.

협업, 공감, 소통, 창의성은 특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누구든 경험 속에서, 관계 속에서 길러낼 수 있다. 결국 지금은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열려 있는 ‘학습하는 개인’을 요구하고 있다.

AID창업은 단지 기술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성장 이야기이며, 자신이 가진 스킬로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을 도구로 삼아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기술을 잘 다루는 사람보다, 문제를 잘 이해하고 사람과 연결해 풀어낼 줄 아는 사람이 더욱 필요한 시대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스킬로 미래를 설계한다는 말의 진짜 의미다. 그 출발점은 지금이며, 누구든 그 여정에 들어설 수 있다. 글 김진실  한국스킬문화연구원 원장 / 국가미래직업교육포럼(NFV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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